시작부터 엊나가서 일까... 내가 보고 싶은 모습들을 볼 수 없었던 지리의 모습이었다. 벌써 몇해인가... 여름휴가때 마다 지리산을 오른것이... 비록 짧은 시간이라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무난한 코스로 다녀왔다. 늦으막한 시간 오후 4시에 백무동 매표소를 지나 장터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리의 저녁 노을을 보고 싶은 마음과는 다르게 몸은 금새 무거워 진다. 오랜만에 짊어진 배낭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른다... 에구 정말 이게 왠 사서 고생인가...ㅎ 그래도 어쩌랴... 몸보다 마음이 앞서는데... 오르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모두 내려오는 사람들 뿐이다... 이제서 오르냐고 걱정해 주시는 분들, 힘내라고 격려해 주시는 분들... 처음 마주치는 분들이지만 너무도 다정히 말을 건내는 모습에 혼자라도 산은 혼자가 아니란 생각이 든다...
뛰노는 다람쥐와 나무숲 사이로 보이는 파란하늘과 구름을 벗삼아 한발한발 내딛는다... 서서히 어둠이 찾아든다... 서쪽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이런...나무에 가려 서쪽 하늘이 보이질 않는다...ㅠ.ㅠ 맘은 달려보지만 몸은 ...흑흑... 그래도 노을이 다 스러지기 전 그나마 시야가 트인곳에서 반야봉 너머로 스러진 저녁노을을 잠시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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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내린 7시반 오늘 내가 쉴 장터목 산장에 도착한다... 깜깜한 산길을 헤드렌턴 하나에 의지해 올라오는데 조금은 무서워서 일까 8시쯤 도착할 줄 알았는데...ㅎ 오늘이 7월 보름인줄 몰랐다...둥근 보름달이 더 크게 보인다... 달빛이 너무도 밝다... 근데 넘 춥다... 현재기온 7도...ㅎㅎ 손두 시렵고, 입김도...ㅋ
둥근 보름달...
새벽 3시 산장안이 사람들로 인해 시끌시끌하다... 일출을 보기위해 준비들을 하고 있다... 밖을 잠시 나가본다... 헉..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그리고 온통 뿌옇다... 오늘 일출은 못 볼듯 하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천왕봉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구름에 가려 한치앞도 볼 수 없다... 앞을 봐도 뒤를 봐도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그렇게 한시간... 천왕봉에 발을 딛인다... 1년만에 다시 천왕봉 표지석 앞에 선다... 지리의 넓은 품은 모두 숨어 볼 수가 없다... 몸조차 바로 서 있기가 힘들다... 사람들이 하나 둘 정상을 밟고 서서히 날은 밝아온다... 하지만 구름은 더욱 세차게 천왕봉을 넘어선다...
다시 장터목산장으로 돌아와 아침을 먹고 예정된 코스인 세석을 향한다... 장터목에서 세석까지의 아름다운 풍광을 함께하지 못해서 일까 아쉬운 마음은 들지만 호젓한 산행을 즐기며 세석의 넒은 품에 든다... 등산로 주변의 꽃들만이 벗이 되어 준다...
이제 하산길이다... 한신계곡 코스... 깍아지른 듯한 등산로를 힘겹게 내려선다... 이 코스로 오르려면 땀 꽤나 흘릴듯 싶다... 난 코스다... 이 코스로 오르시는 분들을 마주하니 더욱 힘내시라고 인사를 건넨다... 한신계곡 물소리와 함께 다시금 첫출발지점인 백무동에 도착해 다시 나의 일상으로 차를 돌린다...
아쉬움이 많은 산행이 된 것 같다... 그래도 마음은 편하다... 보고 싶은 것은 못 보았지만, 가고 싶은, 걷고 싶은 길을 걷고 왔기에... 아쉬움이 남기에 또 다시 지리를 찾을 것이다... 이해가 가기전에...^^